안녕하세요! 오늘 리뷰할 책은 『좋아하는 철학자 있으세요?』 입니다.
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분야: 철학
엮은이: 데니세 데스페이루 (Denise Despeyroux)
출판사: 큐리어스
초판 1쇄: 2015년 8월
정가: 12,500
분량: 288page
1. 짧은 나만의 평:
별점: ★★★☆ (3.5 / 5)
철학의 다양성을 알게 해주는 책.
짧은 문장들 속에서 그 깊이가 느껴진다.
어쩌면 자신의 멘토를 찾는 책이 될 것이다.
2. 추천 대상:
1) 철학에 대해 하나도 알지 못하지만 관심이 생긴 사람
2) 출퇴근 길 등 잠깐 잠깐 책을 가볍게 읽고 싶은 사람
3) 서양 철학 중 본인이 알아가고 싶은 철학자를 찾고 있는 사람
3. 책을 읽게 된 계기:
이 책은 군 복무시절에 읽었습니다.
저는 훈련소를 마치고 나서 자대(自隊)로 배정 받기 전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군의 매점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한 켠에 있는 도서 판매대를 보았고, 아무 생각 없이 이 책을 골랐습니다.
하지만 대충 고른 이 책은 제게 큰 의미를 줬습니다.
제가 철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준 책이자 독서라는 취미를 갖게 해준 책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군대를 경험하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군대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인생을 생각하기 좋은 기회가 됩니다.
강제로 사회와 격리되기 때문이죠.
그런 기회에서 제가 가장 처음 읽은 것이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었으니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4. 엮은이 & 책의 구성소개:
눈치가 빠른 분들은 잡아내셨을 수도 있겠지만, 평소의 책 소개 정보와 달리 '저자'가 아닌 '엮은이'로 적었습니다.
이는 『좋아하는 철학자 있으세요?』라는 책은 서양의 여러 철학자들과 그들의 문구를 모아 놓은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표현하자면 '저자'라는 표현보다는 '엮은이'라고 표현이 더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책의 엮은이는 유럽 출생의 드라마 작가 및 극 작가라고 합니다.
물론 엮은이도 책을 출판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책을 직접 쓴 것보다는 그 무게감이 덜하고, 작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여 엮은이에 대한 설명은 이만 하겠습니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조금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철학자 이름의 알파벳 순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철학자를 소개 할 때는 철학자의 대표 저서들과 인생에 대해 아주 간략히 적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머지 내용은 전부 해당 철학자의 문장을 부분적으로 발췌한 것들 뿐입니다.
심지어 문장마다의 해설이 없을 뿐더러 가장 먼저 소개한 문장을 제외하면 문장들의 출처조차 적혀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철학자들이 말한 문장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는 큰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책은 동양 철학자에 대한 소개는 없고, 오직 서양 철학자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5. 인상 받은 내용 & 느낀점: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철학자들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다양한 추상적 가치를 정의한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행복을, 누군가는 사랑을 정의하고, 누군가는 사회 문제를 정의합니다.
그리고 각 분야별로 바라보는 관점도 철학자 별로 상이한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16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철학자 중 한 명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악(惡)한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악한 사람은 선한 사람인척 할 때 가장 악하다.”
한편 현대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유와 평등에 대한 기본적 관점에 아직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악한 사람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악한 사람은 스스로를 고립시켜 자신을 사랑하는 데 마음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이다.”
이처럼 철학자 별로 같은 주제를 다르게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에게 잘 맞는 철학자를 알아가는 기회를 주는 좋은 책 같습니다.
한편 철학자들이 말하는 철학과 관심사는 그들의 인생사와 맞닿아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소리겠지만서도, 이 사실이 그 철학자를 더욱 잘 이해하고 관심있게 바라보게 합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쓴 것으로 유명한 한나 아렌트는 사랑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하였습니다.
“자녀라는 새로운 세상이 없는 불모의 사랑은 언제나 파괴적이고 반정치적이자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 그 순수성에는 진정 인간적인 것이 피어난다.”
이 문장을 읽고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는 모르겠지만,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스승이자 유부남인 하이데거와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앞선 문장을 다시 읽어보면 그 느낌이 색다르실 것입니다.
또한 철학자마다 그 성격이 참 다양하다고도 느꼈습니다.
어떤 철학자는 보통 생각하는 이미지처럼 조금은 유별나기도 합니다.
미친 소크라테스라라는 별명을 가진 디오게네스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디오게네스를 보기 위해 알렉산더 대왕이 찾아가서 모든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말합니다.
아직까지도 권력자의 상징으로 전해지고 있는 사람이 직접 찾아가 말한 것이니 그 무게감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조금 비켜 서주시겠습니까? 대왕께서 제 햇살을 가리고 있습니다.”
한편 또 어떤 철학자는 자신과 같은 철학자들을 자조하는 말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15세기의 네덜란드 철학자 에라스무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현자들이 자신이 삶에 대해 능숙하다고 자처하며 나대지만 않는다면, 공적인 사안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훈수를 두는 것은 참아 줄 수 있다.
하지만 어디 현자라는 사람을 잔치에 데려가보라. 아마도 음울한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성가신 질문들을 해대며 잔치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이처럼 철학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해도 쉽게 접근 할 수 있고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아하는 철학자 있으세요?』를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맨 앞에서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에 공감하며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솔직히, 좋아하는 철학자 같은 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략)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좋아하는 철학자가 없어도 정말 괜찮습니다. 하지만 좀 더 알고 싶어지는 철학자가 한 명이라도 생긴다면, 그래서 좋아하는 철학자 한 명 쯤 마음에 품을 수 있다면, 삶이 아주 조금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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